스페이스X가 상장했다
그런데 나는 로켓랩이 더 궁금해졌다
중력 우물 효과, 헤일로 트레이드의 배신, 그리고 로켓랩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들
역사적인 날 — 두 개의 차트
2026년 6월 12일 금요일 새벽.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.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 앞에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, 손에 쥔 커피가 식어가는 줄도 몰랐습니다. 이 회사를 기다린 시간이 24년이었으니까요. 2002년 엘론 머스크가 창고에서 시작한 회사가 드디어 공개 시장에 나왔습니다.
스페이스X. 티커 SPCX.
공모가는 주당 135달러였고, 시초가는 150달러였습니다. 장이 마감될 때 주가는 160달러 95센트였습니다. 하루 만에 19.2%가 올랐고, 시총은 2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. 역사상 가장 큰 기업공개였습니다.
그런데 저는 그 순간 다른 화면을 보고 있었습니다. 로켓랩(RKLB) 주가가 빠지고 있었습니다. 우주 대장주 스페이스X가 화려하게 데뷔하는 날에, S&P500이 +0.5% 오르는 날에, 로켓랩은 -10.79%를 기록했습니다.
스페이스X를 제대로 읽는 법
스페이스X를 "로켓 회사"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. 맞는 말입니다.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. S-1 공시에 공개된 2025년 재무제표를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. 스페이스X는 사실상 세 개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.
출처: SpaceX S-1 공시, Sacra, Morningstar, Via Satellite (2026.05~06)
스타링크가 핵심입니다. 로켓은 한 번 쏘면 끝이지만, 스타링크는 1,030만 명이 매달 평균 66달러씩 구독료를 냅니다. 가입자가 쌓일수록 수익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. 이 반복 수익(Recurring Revenue)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합니다.
S-1에 기재된 총 시장(TAM)은 28조 5,000억 달러입니다. 우주 3,700억 달러, 커넥티비티 1조 6,000억 달러, AI 26조 5,000억 달러. 시장은 그 가능성까지 지금 주가에 반영했습니다. 나스닥 전 CEO의 말처럼 "펀더멘털이 아니라 인류의 꿈에 투자하는 주식"입니다.
그날 로켓랩에 무슨 일이 있었나
스페이스X 상장 전 월가에서 유행한 말이 있었습니다. "헤일로 트레이드(Halo Trade)."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우주 섹터 전체가 함께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였습니다.
실제로 이 기대는 어느 정도 작동했습니다. 로켓랩은 2025년 6월 약 25달러 수준에서 2026년 5월 27일 역대 최고가 151달러까지 올랐습니다. 1년 만에 약 500% 상승입니다. 그런데 스페이스X 상장 당일, 그 논리가 역전됐습니다.
기관들이 로켓랩을 샀던 이유 중 하나는 "스페이스X를 공개 시장에서 살 수 없으니 대신 산다"였습니다. 그런데 진짜가 상장되니까, 대안을 팔고 원본을 샀습니다. 이게 전부입니다. 로켓랩 회사가 나빠진 게 아닙니다.
아이러니하게도 로켓랩이 우주주 중에서 가장 적게 빠진 것(-10.79%)은 의미 있는 신호입니다. 버진갤럭틱 -24%, Firefly -19%일 때 로켓랩은 -10.8%였습니다. 기관들에게 로켓랩은 단순 대안주 그 이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.
그런데 로켓랩의 숫자는 달랐다
주가가 11% 빠진 날. 회사의 보고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.
특히 수주 속도가 달라졌습니다. 2026년 1분기 단 한 분기에 31건의 신규 발사 계약을 체결했는데, 이는 2025년 한 해 전체 계약 건수를 석 달 만에 넘어선 숫자입니다. 백로그 22억 달러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커졌습니다.
백로그 $2.2B의 의미: 이미 계약이 완료된 미래 매출입니다. 그 중 약 36%는 향후 12개월 내에 매출로 인식될 예정입니다. 즉 회사가 아무 계약을 새로 따지 않아도 당분간 성장이 보장돼 있습니다. 주가가 빠지든 오르든, 회사의 매출 파이프라인은 이미 채워져 있습니다.
키뱅크가 내린 결론
스페이스X 상장 이후 가장 주목받은 애널리스트 노트 중 하나가 나왔습니다. 2026년 6월 15일, 키뱅크(KeyBanc Capital Markets)의 마이클 레쇼크(Michael Leshock)가 로켓랩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.
키뱅크가 업그레이드의 근거로 제시한 것들입니다.
- 스페이스X IPO 관련 매도세는 "체계적 성격(largely systematic)"으로, 펀드들이 신규 대형주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과정. 펀더멘털 악화 아님
- 일렉트론 로켓 약 90회 성공 — 검증된 실행력과 "기관급 실행(institutional-grade execution)"
- 1월 뉴트론 테스트 이상(anomaly)은 이미 해결됐고 올해 내 첫 발사 일정 유지
- 백로그 $2.2B + NASA 화성 통신 궤도선(MTO) 프로그램 등 고프로필 계약 가능성
- 나스닥100 편입(6/22) — 지수/ETF 매수 수요 촉매
- 전 세계 위성 군집 수요 증가 + 방위 지출 확대
출처: KeyBanc (2026.06.15), GuruFocus (2026.06.15), Benzinga (2026.06.15), Barchart (2026.06.16)
될 수 없는 이유 vs 무시할 수 없는 이유
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합니다. 로켓랩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하면 그건 공부가 아닙니다.
스페이스X와의 솔직한 격차
| 항목 | SpaceX (SPCX) | Rocket Lab (RKLB) |
|---|---|---|
| 2025 매출 | $18.7B | $602M (연간) |
| 현재 시총 | $2.65T | ~$75B |
| 반복 구독 매출 | ✅ 스타링크 $11.4B | ❌ 아직 없음 |
| 로켓 발사 횟수 | 연간 100회+ (팰컨9) | ~90회 누적 |
| 수익성 | GAAP 적자 (xAI 손실) | GAAP 적자 (개선 중) |
| 핵심 촉매 | 스타링크 + AI 내러티브 | 뉴트론 첫 발사 성공 |
| 52주 주가 범위 | $135 ~ $225.64 | $25.71 ~ $151.00 |
출처: SpaceX S-1, SEC 8-K, MacroTrends, Investing.com (2026.06.17 기준)
스페이스X와 로켓랩의 가장 큰 차이는 반복 수익 구조입니다. 스타링크는 매달 구독료가 들어옵니다. 로켓랩의 매출은 계약 완료 기준의 프로젝트 수익입니다. 이 차이가 밸류에이션 격차를 만듭니다.
뉴트론 — 게임 체인저이거나, 계속되는 리스크이거나
- 2026년 1월, 1단 연료 탱크 압력 테스트 중 파열 사고 발생
- 일정이 이미 두 번 지연됨 (2025년 → 2026년 Q1 → 2026년 Q4 이후)
- 아직 한 번도 날지 않음 — 모든 것이 첫 비행 성공 전제
- 키뱅크에 따르면 1월 이상(anomaly)은 이미 해결됐고 올해 내 발사 일정 유지 중
- 첫 비행 전임에도 5건의 상업 발사 계약 이미 수주 완료
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
Q1 2026 기준 전체 매출의 68%는 스페이스 시스템즈, 즉 위성 설계·제조·부품 사업에서 나옵니다. 로켓랩은 이제 위성을 직접 만들고, 쏘고, 운영하는 엔드-투-엔드 우주 기업입니다.
백로그의 49%가 정부·방산 계약입니다. SDA 미사일 방어 위성군 계약 8억 1,600만 달러, MACH-TB 2.0 방위부 계약 1억 9,000만 달러. 정부 예산은 경기 침체와 무관합니다. 이것이 로켓랩의 숨겨진 방어력입니다.
출처: SEC 8-K (2026.05.07), KeyBanc (2026.06.15), Space.com (2026.01)
장투랙의 생각
스페이스X 상장은 우주 투자 역사에서 진짜 변곡점입니다. 이제 개인 투자자도 공개 시장에서 스페이스X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. 그리고 그 순간, 로켓랩의 성격이 바뀌었습니다. "스페이스X를 살 수 없으니 대신 사는 대안주"에서, "공개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2위 우주 기업"으로.
저는 로켓랩을 오래 공부하고 직접 투자도 해봤습니다. 이 회사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, 스토리가 바뀌는 시점을 미리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.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시점에 가장 가까운 순간 중 하나입니다.
주가가 11% 빠진 날, 회사의 분기 매출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. 백로그는 1년 만에 2배가 됐습니다. 나스닥100에 편입됐습니다. 월가 주요 기관이 "명확한 2위(clear #2)"라며 업그레이드했습니다. 주가와 사업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,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.
저는 오늘 이 글에서 어떤 종목을 사거나 팔라고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. 이 산업의 구조를 이해하고,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목표입니다. 함께 공부하겠습니다.
본 콘텐츠는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적인 학습 및 연구 기록입니다.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, 본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·매도·보유를 권유하지 않습니다. 본문에 포함된 정보는 작성 시점(2026년 6월 17일) 기준으로 검증된 공시 및 신뢰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해 확인되었으나,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. 투자 전 반드시 스스로 추가적인 검토와 판단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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